어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대대적으로 침공해서, 이제 유럽은 끔찍했던 2차 세계 대전 이후 가장 큰 전쟁에 휘말리게 되었습니다. 서방에서는 초강력 경제 제재로 러시아를 압박한다고 하니 가뜩이나 인플레로 전전긍긍하는 세계 경제에도 큰 타격을 줄 겁니다. 힘이 세다고 약한 나라를 마구 때리는 것도 속상하지만, 무엇보다도 무고한 사람이 수없이 죽고 다치고 그 고통을 평생 안고 살아가게 될 걸 생각하면 너무 속상합니다. 그래도 희망은 있습니다. 평생 갈 것 같던 전쟁의 깊은 상처를 치유받은 이야기입니다. 조선일보 ‘조용현 칼럼’에서 요약했습니다.

지리산 안쪽에 있는 함양군 마천에 한 예비역 장성이 귀촌해서 삶의 둥지를 틀었다.

“장성까지 하셨는데 무슨 사연으로 이 깊은 산에 들어와 사십니까?”

“월남전에 갔다 온 상처가 너무 컸어요. 상처가 나을까 해서 여기 들어와 삽니다.”

그는 코브라 헬기 조종사로 월남전에 참전했다. 헬기에 장착된 20㎜ 기관포는 1분에 700발을 쏘아댄다. 피가 튀고 몸이 찢어져서 날아가는 처절한 전투의 연속이었다.

“아무리 전쟁이라고 하지만 사람 죽이는 게 처참하지 않습니까?”

“전투 중에는 그런 거 생각 안 납니다. 안 쏘면 내가 죽으니까요.”

같이 월남에 갔던 헬기 조종사 13명 중 6명은 적의 대공포에 죽었다. 월남에서 돌아온 후에도 몸이 산산조각나 튀는 끔찍한 장면들이 수십 년 동안 그를 따라다녔다. 그런데 지리산에 들어와서 봉우리 수십 개를 넘는 종주 등반을 세 번 하고 나니까 가슴속 응어리가 좀 풀리는 걸 느꼈다고 한다.

결정적인 계기는 산골에서 밭을 매던 80대 할매들과 나눈 대화였다. 어떤 할매는 결혼을 네 번, 평균 두세 번은 한 할매들이었다. 빨치산과 토벌대의 전투 와중에 남편들이 계속 죽어 나갔던 거다. 딸린 자식새끼들과 먹고 살자니 또 남자를 만나 살 수밖에 없었다.

라이터로 할매들 담배불 붙여주며 할매들의 험난했던 인생 이야기를 들었다. 담배 두 대를 내리 피우는 할매들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내 상처는 이 할매들 상처에 대면 별것도 아니구나.’

할매들 인생 이야기 들은 게 그에게 치유였다.

당신을 살리겠다고 고난 당하시고 처절하게 죽으신 예수님의 이야기가 당신을 치유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