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에는 열흘 살고는 집을 버립니다. 제비는 6개월 살고는 집을 버립니다. 까치는 1년을 살고는 집을 버립니다.
그런데, 누에는 집을 지을 때 자기 창자에서 실을 뽑아 집을 짓고, 제비는 자기 침을 뱉어 진흙을 만들어 집을 짓고, 까치는 볏짚을 물어 오느라 입이 헐고 꼬리가 빠져가며 집을 짓습니다.
이렇게 혼신을 다해 집을 지었어도 시절이 바뀌면 미련 없이 버리고 떠납니다. 그런데 사람은 끝까지 움켜쥐고 있다가 빈손으로 떠납니다.
완전히 끝까지 소유하는 건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태어난 모든 생명은 사는 동안 자연에서 모든 걸 잠시 빌려 쓰다가 떠나가는 나그네입니다.
그런데 돈에 너무 집착하다 보니 자신이 돈의 노예가 되어 갑니다. 너무 비싼 옷을 입으니 자신이 옷을 보호하는 신세가 됩니다. 집이 너무 좋고, 집에 비싼 게 너무 많으니 집을 지키는 개 신세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전도몽상(顚倒夢想)이라고 합니다. 살다 보니 앞뒤가 바뀐 겁니다. 전도는 모든 사물을 바르게 보지 못하고 거꾸로 보는 것이고, 몽상은 헛된 꿈속에 있으면서도 현실로 착각하는 겁니다. 많은 걸 가졌지만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죽어갑니다.
반야심경은 ‘원리전도몽상 구경열반’ (遠離顚倒夢想 究竟涅槃), 전도몽상을 멀리해야 궁극의 열반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런데 성경은 예수님에게 가면 전도몽상에서 벗어난다고 합니다.
“수고하며 무거운 짐을 진 사람은 모두 내게로 오너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겠다.” (마태복음 11장 28절)
전도몽상에 매여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 인생이 예수님에게 가면 그분이 쉼을 주신다, 즉 전도몽상에서 벗어난다는 겁니다.
반야심경이 옳은지 성경이 옳은지 완벽하게 증명할 길은 없습니다. 반야심경이 옳다고 믿는 사람은 반야심경의 말씀이 맞다고 여기고, 성경이 옳다고 믿는 사람은 성경 말씀이 맞다고 여깁니다. 무엇을 믿는가에 따라 인생길이 결정되는 겁니다.
반야심경이 맞다고 믿고 궁극적 열반을 얻기 위해서 전도몽상을 멀리하려는 노력을 부단히 하면서 살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전도몽상을 조금씩 멀리하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완전히 멀리하게 될 거라는 보장은 없지 싶습니다. 아니면 성경이 맞다고 믿고 예수님에게 가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쉼이 있는 삶을 살 수도 있습니다. 당신은 어떠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