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터진 오늘로 열하루, 벌써 130만이 넘는 우크라이나 국민이 고향을 등지고 피난을 갔습니다. 머지않아 고향으로 돌아갈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겠지만, 그들이 언제나 고향으로 돌아가게 될지 기약은 없어 보입니다.

우리도 고향을 떠나 미국에 와서 삽니다. 타향도 정들면 고향이라곤 하지만, 그래도 어릴 고향이 그리운 어쩔 없습니다.

저는 청량리 제기동에서 태어나 자랐는데요. 겨울이 되면 꽁꽁 얼어붙은 미나리꽝에서 썰매를 타고 팽이치기를 하고, 눈이 오면 다니는 큰길에서 눈썰매를 타곤 했습니다. 길은 넓은데 다니는 자동차는 별로 없었거든요.

지금의 제기동은 어릴 적의 제기동이 아닙니다. 고향은 어디에도 없는 겁니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노래를 부르지만, 막상 가보면 우리 마음속에 있는 고향이 아닙니다. 우리 마음의 고향은 추억이고, 상상이고, 기대입니다. 고향은 우리 마음에만 있습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영원한 고향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까마득한 옛날 한때는 거기 살았던 겁니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그리워하는 영원한 고향에는 어둠이 없고, 아픔도, 슬픔도, 다툼도, 미움도, 병도, 죽음도, 어느 나쁜 것도 없고, 기쁨과 평화와 만족함과 행복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생로병사의 인생을 살아가면서 번뇌를 벗지 못하기 때문에 스스로는 영원한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합니다. 우리가 갈망하는 것들을 가질 가질 듯하지만 좀처럼 가져지지 않고, 맘대로 안되니 불만이고, 불행하고, 아픔이 있고, 슬프기도 합니다.

번뇌를 벗어나기 위해 종교를 가지기도 합니다. 종교는 산꼭대기에 있는 신을 찾아가는 거라고들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쪽으로 올라가던, 석가모니를 따르건, 저쪽으로 올라가던, 알라를 따르건, 산꼭대기에 올라간다면 신을 만날 있을 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위에 있는 하나님이 우리에게로 내려오신다면 그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아니겠습니까? 성경은 하나님께서 우리더러 위로 올라오라고 하시지 않고, 오히려 우리에게로 오신다고 합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영원한 고향으로 이끄시려고 우리에게로 오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